밝고 사랑스러운 에너지, 배우 이설 인터뷰

 

여자배우가 설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전 출연진이 남자인 경우도 흔한 일이 되어간다. 그래서 열심히 하는 여배우를 만나면 참 반갑다. 악기까지 라이브로 연주해야하는 밴드 뮤지컬<도로시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보컬, 햇살처럼 밝고 사랑스러운 도로시 역으로 객석까지 밝은 에너지로 물들이는 예쁜 배우 이설을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저는 지금 <도로시 밴드>에서 도로시 역을 맡고 있는 89년생 이설입니다.

 

Q.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셨나요?

A. 13살 때 엄마랑 동생이랑 아빠랑 TV보는데 공채 탤런트를 뽑더라고요. 그때 너무 하고 싶어서 엄마한테 시켜달라고 졸랐는데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를 하셨죠. 그래서 혼자 지하철타고 6학년 때 SM오디션을 봤어요. 그렇게 입문을 하게 되었죠.

 

Q.사담인데...붙으셨어요?

A. 잠깐 연습생으로 있다가 나왔어요. 어린나이에 들어가면 끝 인줄로 생각했는데 들어가면 그 때부터 시작이잖아요. 못 버티겠더라고요. 빡셌어요.

 

Q.그럼 원래 가수 지망생이셨던 건가요?

A. 원래는 가수가 하고 싶었어요. 노래 부르는 걸 많이 좋아했거든요. 연기를 하게 된 건 19살 때 M.NET에서 성 교육 닷 컴이라는 청소년 드라마였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연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Q.전공도 연기를 하셨나요?

A. 학점 은행제로 미디어와 연출을 공부했어요.

 

Q.연출을 공부하신 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시나요?

A. 도움이 되죠. 적용이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제가 연출을 할 때는 아 이거구나하고 알겠는데 막상 무대에 서면 머리가 좀 하얘지는 느낌이 들어요.

 

Q. 이전에 했던 작품들 소개해주세요.

A.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넌센스2>에서 메리 레오 역할도 하고 얼마 전까지 <달을 품은 슈퍼맨>에서 써니 역을 했어요.

 

 

 

 

Q. <도로시 밴드>를 관객들에게 소개한다면?

 A.정말 신나기도 신나고 힐링 되는 좋은 작품이에요.

 

Q.본인에게는 어떻게 느껴지나요?

A. 저에게도 힐링인 것 같아요. 사람들한테는 어떤 결핍이 있잖아요. 사자에게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것처럼. 어쩌면 따로따로 한 번에 갖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결핍을 가진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그런 이야기라서,함께라는 것 자체로 힐링이 되요. 보는 분들도 그걸 느끼시는 것 같아서 참 좋아요.

 

Q. <도로시 밴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A. 웹툰을 좋아해요. 요일 별로 챙겨보는데 이건 완전 옛날 작품이에요. 연재될 때 재밌게 봤었고 뮤지컬로 만들어 진다 길래 꼭 해야겠다 싶어서 잘 보이려고 오디션도 자작곡으로 봤어요. 처음엔 피아노를 쳐야 된다고 해서 걱정했었죠. 혜연이는 피아노를, 저는 기타를 칠 줄 아는 상태였는데 피아노를 쳐야 해서 걱정했거든요. 근데 기타만 하게 되서 혜연이가 힘들었죠. 저희 진짜 당황했었어요.

 

Q. 기타는 원래부터 칠 줄 알았나요?

A. . <피크를 던져라> 할 때 드러머 역할이었는데 드럼 배우면서 기타도 같이 배웠어요.

 

Q.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건 힘들지 않으세요?

A. 확실히 관객들 앞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는 건 긴장 되요. ‘껌딱지의 노래가 지금은 밴드 사운드로 바뀌었는데 그 전까지는 솔로곡이었어요. 그 전엔 긴장도 많이 되고 힘들었는데 다들 바뀐 걸 좋아해주셔서 밴드곡이 되었죠. 저는 마음이 많이 편해졌는데 다른 분들은 대기하는 시간이 짧아지셔서.......여담입니다.(웃음) 그리고 공연 초반에는 껌딱지의 노래가 아니라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불렀었는데 그때는 더 힘들었어요. 너무 유명한 곡이라서 부담도 되고 혼자서 채우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프리뷰 일요일에 껌딱지의 노래를 주신 거예요. 화요일부터 이 노래로 해야 된다고. 이틀 만에 해야 되서 힘들었어요. MR이면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직접 코드를 짚으면서 노래를 해야 되니까 좀 부담이 많았어요. 진짜 긴장하고 무대에 올라갔었죠. 바뀌어서 진짜 다행이에요.

 

Q. 도로시랑 실제 성격은 비슷한지?

A. 비슷한 부분이 있죠. 사람은 한 가지 성격이 아니잖아요. 밝은 부분이 있는가하면 낯을 가리고 우울할 땐 가라앉기도 하고. 여러 가지 성격 중에 저의 밝은 부분을 닮은 역할이 도로시예요. 저의 도로시를 좋게 봐주시는 관객들도 있고요. 팬 중에 한 분이 다른 사람에게 밝은 에너지를 주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고 해주셨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재밌게 봤던 드라마 중에 <온에어>가 있는데 나처럼 되는 건 쉬운데 나처럼 되게 만드는 건 어렵다.”는 대사가 있어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왔거든요. 그런데 팬이 그런 말을 해주시니 기뻤고 보람을 느꼈어요.

 

 

 

Q. 윤아와 도로시를 오가는 게 힘들 것 같아요.

A. 너무 힘들어요. 12역이라는 걸 처음 해봤어요.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 없었는데 12역은 그 정서나 감정을 빨리 바꿔야 되는데 그게 많이 어려웠어요. 윤아를 하고 있는데 도로시가 남아있는 느낌이거나 도로시인데 윤아 때문에 조금 다운되기도 해서 좀 혼란스러웠어요.

Q.의상이라도 차이를 주면 좋을 텐데 같은 모습이라 12역인지 헷갈리기도 했어요.

A.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차이를 두자는 의견을 드렸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요즘엔 빨간 핀을 해요. 윤아와 도로시의 차이를 두려고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나만의 디테일이랍니다.(웃음)

 

Q. 도로시를 연기하면서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A. 경수배우와 이야기한 건데 사랑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밴드에 대한, 멤버들에 대한 사랑을 생각해요.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마음속으로 생각을 하고 들어가요. 우리 멤버들 사랑한다고. 그렇게 생각을 했을 때와 안했을 때 차이가 좀 많이 있더라고요. 신기하게도요.

 

Q. <도로시 밴드>이지만 도로시가 드러나는 작품은 아니에요.

A. 그것 때문에 힘들진 않았어요. 웹툰으로 대충 짐작했는데 대본을 받으니 완전 다르더라고요. 원작이랑 아예 다르구나 파악했고 실망을 하진 않았어요. 아쉽긴 해요. 만약에 재연이 올라온다면, 그리고 시켜주신다면(웃음) 도로시에 대한 노래가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사가 좋긴 하지만 사실 껌딱지의 노래받고 당황했어요. 당연히 도로시에 대한 곡인 줄로 생각했는데 도로시를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도로시를 이해시켜줄만한 노래는 아니니까요.

Q. 재연을 같이 하자고 하면 할 의향이 있는지

A. . 그 때는 도로시의 이야기를 더 표현할 수 있게 말씀드려보고 싶어요.

 

Q. 더블 캐스트인 도로시 지혜연 배우랑은 자주 만나세요?

A. 누가 공연을 하던 미리 만나서 같이 밥 먹고 서로 모니터를 해요. 혜연이랑 더블이어서 너무 좋아요. 서로 많이 다르잖아요. 비슷하면 비슷해서, 다르면 달라서 서로 많이 배우는데 많이 다른 도로시를 볼 수 있어서 좋고 배우는 부분도 많았어요. 혜연이는 성악 전공이라서 노래를 말하는 것처럼 하기도 하고 필요한 테크닉을 잘 사용하는데 전 노래를 배워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혜연이 영상을 보면서 비교해보고 다른 점을 찾아보는 과정이 좋았어요. 아직 많이 배워야 할 단계니까요.

처음 만난 것도 웃겨요. 음악감독님 작업실에서 처음 만나기로 했었는데 누가 봐도 도로시 같은 친구가 길을 헤매고 있는 거예요. “저 혹시 도로시...” 하고 말을 거니까 맞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같이 작업실로 갔어요. 그때부터 그 친구가 참 좋았어요. 안 그렇게 생겼는데 허당이고 재밌어요.(웃음)

 

Q. 여배우 두 분이 다 성격이 좋아서 남자 배우들이 편하겠어요.

A. 남동생이에요.(웃음) “오빠.”하면 여기에 여자가 어디 있어?”해요. 둘 다 성격이 털털해서 연출님도 좀 여자처럼 해라, 다리 좀 오므려라 그러세요.(웃음)

 

 

 

 

Q. 넘버 중 가장 좋아하는 넘버가 있다면?

A. 너무 많은데.. 그 중에 고르자면 두 곡이 있어요. “껌딱지의 노래네 옆을 봐.

 

Q. 여전히 대기실에서 회의 하시나요?

A. . 오늘도 이야기 나눴어요.

(Q.그럼 매일매일 조금씩 바뀌나요?)

A. 그렇죠. 대사가 바뀌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정서적으로 조금 더 주고받으려는 시도를 해요. 그래서 매일매일 얘기하고 있죠. 창작 초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사자이고 도로시토토인 거 잖아요. ‘처음’이기 때문에 애착을 강하게 느껴요. ‘껌딱지의 노래를 밴드버전으로 바꾼 것도 성환배우(사자 역)가 제안해서 바꾼 거거든요. 그런 게 참 재밌고 좋아요.

(Q. 그런 의견이 나오면 연출진에서 바로바로 허락이 떨어지나요?)

A. 일단 의견을 내서 어떠냐고 물어보면 좋다고 하세요. 연습 된 거를 보여드리면 대부분 하라고 하세요. 연습이 안 되었을 땐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하는데 저희가 자신 있게 이겁니다! 하시죠!”하면 좋아!” 이렇게 된 답니다.(웃음).

 

Q. 설 배우의 도로시는 멤버 중 누구에게 가장 애착이 있을까요?

A. 허수아비요. 초반에는 사자한테 마음이 갔어요. 동성 친구 같은 마음이 들어서 사자한테 애정을 가졌었는데, 최근에 아비한테 자꾸 마음이 가더라고요. 예전처럼 아비를 남자로서 좋아하는 그런 게 아니라 더 챙겨주고 싶어졌어요. 뇌가 없어져 기억도, 생각도 사라져버린 그런 부분을 채워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더라고요. 아비 좋아요.

 

Q. 직접 연주하는 밴드 뮤지컬인데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A. 공연 중에 사자 얼굴을 정말 때릴 뻔 했어요. 생각해보니 명치도 한 번 때렸네요(웃음)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얄미워가지고 저도 모르게 때리게 되더라고요. 표정이나 대꾸하는 게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어서.(웃음) 공연의 묘미라고 생각해주세요. 특히 밴드 공연은 <피크를 던져라>이후 <도로시 밴드>가 두 번짼데 그때는 드럼을 치다가 스틱 날리기를 많이 했었고, 지금도 가끔씩 눕거나 박자를 하나씩 틀릴 때도 있고 이걸 해야 되는데 저걸 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도 다들 긴장하고 있어서 그런지 빠릿빠릿하게 대처를 잘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좋기도 해요.

어제는 멍멍멍할 때 중간에 기타! 하고 넘겼는데 기타 순서가 아니었던 거예요. 다들 저를 쳐다보더라고요. 아비가 고민했는데 제가 바로 다음 소절을 불러서 그냥 원래대로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사건은 사자가 많아요. 스틱도 날리고 드럼 세트 앞에 세워놓은 투명벽도 깨트리고 드럼도 넘어뜨리고 본인도 넘어지고.(웃음)

 

Q. 공연을 통해서 관객들이 무엇을 얻어갔으면 좋을까요?

A. 제 사랑?죄송합니다.(웃음) 힐링받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제게 밝은 에너지가 좋아요라고 많이 칭찬해주셨는데 그런 밝은 에너지도 받아가셨으면 좋겠고요. 회사나 학교에서 힘들 때 오셔서 기분이 나아졌다고 하셨는데 그런 분들이 많아지셨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빨래>의 나영’,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민희해보고 싶어요. 최근에 봤는데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연기한 배우는 힘들었던 것 같지만요.

(Q. 라이선스 작품 중에서는요?)

A. <미스 사이공>에서 킴을 해보고 싶어요.

 

Q. 캐릭터에 따라 성격이 바뀌는 편인가요?

A. 그런 편이에요. 배우들은 감정기복이 큰 편이죠. <도로시 밴드> 초반에 <달을 품은 슈퍼맨>의 써니를 같이 했었는데 써니의 밝음과 도로시의 밝음이 달라서 그 사이에서 혼란이 좀 있었어요. 작품 여러 개를 같이 하시는 분들은 진짜 대단하신 것 같아요.

 

Q. 공연 후기는 찾아보시나요?

A. . 예매사이트나 SNS를 통해 접해요. 처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팬들과 이렇게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공연이 처음이어서 심한 후기에 상처도 되고 그랬는데 요즘엔 좋다는 후기도 많아서 다행이에요. 한 편으론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해요. 아직 되게 모자라서 거품 같은 느낌? 진짜 내 것이 아닌 느낌이 들기도 해요.

 

Q. 요새 대학로의 트렌드가 남자배우들로만 이루어진 공연이 많은데?

A. 좋다 나쁘다 이런 건 없고요. 다음 생에는 남자로 태어나야지 이런 거?(웃음)

 

Q.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A. 다음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예요. <그 남자, 그 여자>라는 작품을 하게 됐어요.

 

Q. 배우로서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A.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일부러 관객들 눈을 보면서 부르려고 해요. 눈이 열린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가끔씩 마음을 열고 모든 걸 받아들일 듯 봐주실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저도 잘 몰랐는데 껌딱지의 노래같은 곡을 부를 때 작품에 동화되어 공감하고 마음을 열고 봐주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 때 배우로서 큰 보람을 느껴요.

 

Q. 무대는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세요?

A. 무대는 정말 신성한 곳이에요. 정말로 쉽게 범접하면 안 되는 곳, 그런 곳인 것 같아요. 저는 아직도 많이 긴장되거든요. 특히 등장하기 직전이 가장 긴장되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해요. 너무 긴장을 해서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Q. 좋은 공연이란?

A. 배우와 관객 모두가 살아있는 공연이 진짜 좋은 공연인 것 같아요. 배우가 살아있는데 관객이 죽어있는 공연도, 관객은 살아있는데 배우가 죽어있는 공연도 있잖아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을 하는, 서로 소통하는 게 정말 좋은 공연이 아닐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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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울고 싶을 때 무작정 <도로시 밴드>를 보러왔다는 관객들이 있다는 건 작품이 주는 함께라는 따뜻함이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는 이 설 배우의 미소를 만나는 관객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그녀의 씩씩한 행보를 기대해 본다.

 

  1. 뻐꾸기 2016.11.13 01:48

    이설님 남다른 의지와 신념으로
    음악과 연기 두마리 토끼다 잡으세요.인터뷰 잘읽었어요.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11.20 16:5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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